
이번에는 내가 남코라는 제작사를 사랑하게 된 이유가 되는 한 게임에 대해서 이야기 해볼까 한다. 첫 만남은 23년도 7월 7일, 이니셜D 종주를 마치고 남은 여행일정을 오락실에 보낸 날이다. 다카다노바바 미카도 게임센터를 이때 처음 가본날이기도 했고 어떤 아케이드 게임이 있을까 살펴본 날이기도 했다. 일전에는 아키하바라의 HEY가 오락실의 전부인줄 알았는데 여기에는 생전보지도 못한 대형 체감게임기가 많이 있어서 모든게 새롭고 흥미로웠다. 1층 구석구석을 살펴보다가 내 눈에 들어온 우주전투기 모형을 한 게임기. 그것은 바로 스타블레이드라는 아케이드 대형 게임기였다.

우주전쟁에 투입되는 그런 디자인을 하고있었고 좌측에는 실시간 플레이 캡쳐모니터가 붙어있었다. 게임기기는 어디 대형 놀이공원에 붙어 있을법한 총 모양을 한 컨트롤러가 붙어있었다. 장난감 총이라고 하기엔 너무 디테일하다고 해야될까나.. 그 당시 느낌은 너무나 흥분되어 있는 상태여서 스타블레이드 기통에 서서 감탄을 감추지 못하였다. 약간 하우스 오브 데드 1 처럼 레일슈터형 게임으로 보이긴 했는데 플레이 해보기전에는 알 수 없듯이 좌석에 앉아보았다.

전투기 속 포대 유닛에 앉아있는 느낌이였고 화면엔 오목거울을 사용하여 영상이 눈으로부터 1m정도 띄어져있지만 실제론 더 멀리보이게금 보여지는것 같았다. 실제로 앉아보면 정말 우주 한가운데 앉아있어서 주변을 바라보듯 왜곡된 영상의 느낌도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새까맣게 칠해진 우주속에서 별들이 움직이는듯한 연출이 내 가슴을 사로잡았다. 거기서 펼쳐지는 메인 화면의 스타블레이드 제목과 남코의 로고는 시각적인 매력을 더욱 뿜어내고 있었다. 그라디우스 1의 우주 배경 2D 도트만 봐도 멋진데 이건 3D로 보는것 같이 느껴져 너무나 새로운 경험이였다.

플레이 하기전 데모플레이를 앉아서 지켜봤다. 좌측에는 플레이어 기체의 에너지 게이지를 나타내는것 같았고 우측에는 해당 챕터별 목표점까지 좌표거리를 의미하는것 같았다. 군더더기 없는 플레이 디자인을 보고 이야.. 감탄사만 연발 토해냈었다. 코인을 넣고 한게임만 즐겨보았다. 양손으로 레이저 포대 컨트롤을 잡고 적미확인 생명체와 전투를 벌이는 비행 레일슈팅게임이였다. 버튼 하나만 누르면 레이저포가 연사로 나가는 시스템으로 되어져있었다. 게임내 오브젝트들은 단순한 폴리곤 구조로 되어있었고 텍스쳐가 없었다. 플레이 중 배경음악도 없다. 오로지 기체 오퍼레이터 음성과 적 기체를 파괴시 폭팔음만 있었을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에 집중이 되었고 내가 우주속에 빠져드는 느낌이 들었다.

게임을 시작해서 끝마치는데까지 약 26분정도 걸리는데 한편의 우주전쟁 영화를 보는듯한 느낌이 올라왔다. 영화중 비행전투씬만 연속으로 보는듯한 느낌이였다. 우주전쟁테마를 한 놀이공원을 가도 CG 영상미만 잔뜩 박아놓고 두세시간씩 기다려야하는데 그런걸 타도 실제 손이나 온몸으로 느끼는건 실망감만 가득하다. 하지만 이 스타블레이드 게임은 그 개념을 뛰어넘은것 같았다. 아무래도 놀이공원과 게임과 비교하기엔 조금 오류가 있지만 한마디로 이런 게임기를 처음 느껴봐서 그런지 그때 당시 정신이 얼떨떨했다.

게임을 마치고 나면 그제서야 배경음악이 흘러나오는데 이 게임 종료 연출이 매우 멋지다. 26분동안 사투를 하고 난 플레이어를 위로 및 경려한다는 그런 느낌도 들었고 플레이에 고생했던 플레이어를 위한 잠시 휴식시간을 부여한다는 느낌도 받았다. 게임의 구성과 연출이 구조적으로 딱딱 알맞는 느낌이 들어서 몸에서 극도의 희열감이 느껴졌다.

이날 오후 두시부터 와서 저녁 7시 넘을때까지 계속 스타블레이드 주변에서 다른사람 플레이도 구경하고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사실 다른 일정이 있어서 갔어야되었는데 다 포기하고 이 스타블레이드에 온종일 시간을 쏟았었다. 그만큼 너무 충격으로 다가온 게임이였기에 더 오래 붙잡고 싶었다.

누구나 폴리곤 게임에 대한 추억은 있을것이다. 나 역시 버추어 파이터 리믹스 PC CD게임을 통해서 처음 접하게 되었는데 그때는 다각형으로 된 인간형 캐릭터들이 움직이는게 너무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었다. 그러다가 다각형들이 좀비가 되어서 움직이는것을 연출한 하우스 오브 데드 1에서 두번째 충격을 먹었었다. 텍스쳐가 디테일하거나 화려하지는 않지만 단순한 그 자체만으로도 폴리곤에서만 느낄 수 있는 진정한 깊이를 맛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남코에서는 시스템21 기판, 세가에서는 모델기판들로 폴리곤나이저(3D 폴리곤 처리 시스템)를 시작했다고 한다. 최초의 폴리곤나이저는 남코의 위닝런에서 시작하였는데 위닝런은 초기 시스템이였고 스타블레이드는 후기 시스템이였는데 확실히 후기버전 폴리곤나이저 시스템의 영상미가 다르다. 폴리곤으로 사람들이나 좀비만 구현하는게 전부일줄 알았는데 우주전쟁을 표현한다고? 그야말로 상상이상의 충격을 받았다.

그때 그 이후로 스타블레이드 기판을 찾고 공부를 해보고 싶어졌다. 몇년전에 일본옥션에 나온 매물들도 있었는데 꽤 고가였다. 이 기판은 시스템21C라는 명칭을 가진 기판인데 무려 4장으로 구동되는 아주 특수한 기판이다. 아무래도 30여분동안 모든 폴리곤들이 그려지고 계산되어 움직이는것때문에 이렇게 4장으로 구성이 되어지는것 같다. CPU 보드, DSP 보드, PGN보드, OBJ보드 이렇게 구성이 되어지며 초기 구동시 모든 기판들의 시스템을 체크하며 이 중 한개가 불량나면 영상에서 출력이 안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몇달동안 찾아보다가 영상만 출력이 되는 기판을 하나 운 좋게 구매할 수 있었다. 한국으로 가져와 구동테스트를 해보니 기판내에서 타는 냄새가 나서 일단 끄고 수리를 맡겨야되는 상황이였다. 이런 특수기판을 하는곳은 아무래도 일본 기판을 전문적으로 하는곳에 맡겨야 될 것 같아서 BEEP 본사에 이메일을 보냈다. 시간이 많이 걸렸지만 어렵게 답변을 받을 수 있어서 잘 포장 후 수리를 맡겼다.

이 스타블레이드 전용 캐비넷이 전세계에 몇대나 보급되었을까? 아마 20대도 안될 것 같다. 미카도 오락실 유튜브에서 진행되었던 스타블레이드 이야기를 살펴보면 미카도에 있는 그 스타블레이드 기통은 애치젠 마츠시마 수족관에서 가져온것이라고 한다. 당시 영상은 2009년도 영상인데 그때 솔바로우도 있었고 다양한 기통을 수족관에서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게임코너를 정리하고 리모델링한다고 인터넷에 소식이 뜬 것을 보고 미카도 오락실 사장인 이케다 미노루씨가 가서 협의 후 가져왔다고 한다. 그때 몇몇 기통만 가져오려고 했는데 다 사주면 양도할 의향이 있다고 해서 전부 다 사버렸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들리는 이야기로는 일본에 현재 3대정도 노출이 되어지는것 같다. 그 중 가동되는건 1대뿐인 미카도 스타블레이드 기통이다. 나머지는 개인소유로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기판은 구했는데 사실 아케이드 건슈팅을 하려면 전용 컨트롤러로 해야 분위기가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다. 물론 지금 돈이 있어도 구할 수 없는 물건도 많지만 애초에 폐기되거나 사라진것들도 많기때문에 부품을 구한다는건 거의 운에 맞겨야한다. 기판을 구할 당시엔 전용 컨트롤러를 구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이곳저곳 찾아다녔던것 같다. 미국쪽에 찾아보니 컨트롤러만 딱 하나 팔고 있어서 이걸 개조해서 사용하면 되지 않을까 해서 몰테일을 통해서 한국으로 가져왔다. 상태는 굉장히 좋지 않았지만 그래도 작동만 되고 오리지널 컨트롤러만 있으면 오케이였기때문에 잘 구한것 같다.

일본 컨트롤러와 다르게 해외판 스타블레이드 컨트롤은 조금 다르다. 오리지널 스티커도 붙어있었고 스타트 버튼이 앞쪽에 붙어져있었다. 스타트 버튼의 쫀득함이 살아있었고 스티커에 붙여져있는 U.G.S.F 라는 문구에 심장이 뛰었다.

수리받고 구동되는 첫 장면이다. 집에서 스타블레이드를 즐길 수 있다니.. 대단히 어렵고 힘들었지만 만족스러웠다. 두개의 스피커와 우퍼로 들리는 음성은 정말 최고의 경험이였다.

꾹 누르면 따따땅 레이저가 연사되긴한다 1초에 3발정도? 발사된다. 그런데 미카도 스타블레이드에 있는건 초당 60연사가 나가게금 연사세팅이 이루어진것이라서 내가 즐기는것과는 많이 차이가 난다. 연사가 없이 게임을 하게 되면 적을 격파하기가 매우 힘들고 얼마못가서 게임오버 당한다. 4개의 버튼을 연타하듯이 눌러야하는데 지금와서 부품 구하기도 어렵고 고장나면 문제가 많아져 연사세팅을 하는게 좋다. 그런데 이 연사를 세팅하려면 연사세팅하는 기술자분을 만나야하는데 어디서 만나야되려나.. 첩첩산중이였다. 그래서 연사관련된 정보를 찾아보다가 이 연사를 세팅한분을 어떻게 기회가 되어 만날 수 있었는데 그 이야기는 다음 글에서 이야기해보겠다.
댓글